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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습니다. 뉴스에서도 연일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알려주는 기사를 많이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기사를 보면 소비자 물가, 물가지수, 유가 등 같은 물가인 것 같지만 다양한 종류의 물가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물가를 결정하는 품목으로는 쌀, 돼지고기부터 스마트폰, 휘발유 등 너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서 물가를 계산하는 것보다 비슷한 품목끼리 나눠서 계산하는게 훨씬 물가 상황을 제대로 알 수 있겠죠. 오늘은 물가를 나누는 기준에 따른 물가지수의 종류들을 하나하나 파헤쳐 보겠습니다.


    물가지수의 기본 개념

     

    먼저 물가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물가란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격 수준을 뜻하는데요. 그런데 시중에 거래되는 상품이라고 하면 너무 종류가 많고 다양하죠. 게다가 1개 단위로 거래되는 과일과 1배럴 단위로 거래되는 석유의 거래 단위도 다릅니다. 이렇게 많은 물품들을 하나의 물가로 계산하려면 고려해야 할 사항도 너무 많고 우리에게 체감이 잘 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물가지수라는 개념이 등장했는데요. 물가지수는 전반적인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를 숫자로 말해주는 지표입니다. 물가지수는 물가 상승을 숫자로 표현해주기 때문에 체감이 쉽습니다. 또한 비슷한 특징을 가진 상품에 따라 여러 종류의 물가지수를 만들어 정부가 경제 상황을 파악하거나, 소비자들이 물건을 살 때 효과적으로 참고할 수 있습니다.

     

     

    물가지수를 계산하는 공식

     

    기준이 되는 연도 정하기

     

    우선, 물가지수의 기준이 되는 연도를 정합니다. 보통 기준연도는 5년마다 갱신되는데요. 예를 들어 2020년이 기준이라면, 2020년의 물가지수를 100으로 두고, 2022년 물가지수는 105.3과 같은 방식으로 표시합니다. 물가지수가 105.3이라는 뜻은  2020년(기준연도) 대비 물가가 5.3% 올랐다는 뜻입니다.

     

     

    물가지수에 포함시킬 상품 정하기

     

    물가지수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요. 기준연도를 갱신할 때마다 물가를 계산할 때 포함시킬 상품들을 정합니다. 그리고 각 물가지수마다 그 특징에 맞는 상품들을 포함해 물가를 계산하죠. 예를 들어 "휴대폰 물가지수"라는 가상의 물가지수가 있다면 이제는 출시되지 않는 2G 휴대폰은 물가 계산에서 빼고 새로 생긴 폴더블폰은 물가 계산에 포함하는 것입니다.


     

     

    물가 계산 방법 정하기

     

    앞서 말씀드렸듯 같은 물가지수에 포함되는 상품이라도 과일 1개와 쌀 1가마니처럼 단위가 다른 경우가 있는데요. 또한 과일은 매일 소비하지 않아도 되지만 쌀은 매일 소비해야 하는 것처럼 상품마다 중요도 역시 다릅니다. 물가지수를 계산할 때는 이렇게 상품의 중요도와 단위 등을 고려한 계산이 이루어집니다.

     

     

    다양한 물가지수 알아보기

     

    소비자물가지수: 우리가 자주 사는 물건들

     

    소비자물가지수(CPI)에는 우리가 자주 소비하는 대표적인 품목들이 포함됩니다. 현재 식료품, 주류, 의류, 교통 등 12개 분야에서 458개의 대표 품목을 고려해 소비자물가지수를 계산하고 있는데요. 소비자물가지수는 또한 전체 가구의 소비 지출에서 각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가중치를 반영해 계산합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통계청에서 발표하며, 매월 약 40개 도시에서 각 품목의 가격을 조사해 계산이 이루어집니다. 현재는 2020년을 기준연도로 삼고 있으며, 2022년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을 기록했습니다.

    보통 뉴스에서 나오는 물가는 거의 모든 경우에 소비자물가지수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자주 소비하는 품목을 모아 계산한 물가이기 때문에 실생활과 가장 밀접하며, 일상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가장 중요한 물가지수가 바로 소비자물가지수입니다.

     

     

    생산자물가지수: 기업들이 자주 사는 물건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 즉 기업들이 주로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물가지수입니다. 생산자물가지수에는 펄프, 구리, 석유 등 기업의 생산활동에 중요한 867개의 상품이 포함됩니다. 기업의 사업 분야가 다양한 만큼, 소비자물가지수에 비해 고려하는 품목 수가 다양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일반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보다 1달 정도 빠르게 움직입니다. 생산자물가지수가 올랐다는 것은 기업이 생산을 위해 구입하는 원재료 비용이 올랐다는 뜻이고, 재료비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상품의 가격이 올라 소비자물가지수가 오르는 흐름이죠. 현재 생산자물가지수는 2015년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한국은행이 발표합니다.

     

     

    근원물가지수: 전체적인 경제 흐름을 담아낸다

     


    근원물가란 소비자물가지수 산출 품목에서 농산물이나 석유 같이 가격 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하고 산출한 물가지수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되는 품목들 중 농산물과 석유 등의 품목은 가격 변동이 심한데요. 2020년처럼 태풍이 자주 왔거나,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 경제 상황과는 무관하게 농산물과 석유의 가격이 요동칩니다. 이렇게 소비자물가지수에는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경제 외적인 요인이 많은 영향을 미치기에, 소비자물가지수만 봐서는 적절한 물가 정책을 세우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원래 농산물과 석유류 품목만을 제외하고 근원물가지수를 계산해왔는데요. 그러나 2010년부터는 OECD 국가들이 근원물가지수를 계산하는 방식을 따라 식료품과 전기료 등 에너지 품목까지 제외해 근원물가지수를 계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계산된 근원물가지수는 정부 부처에서 경제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근원물가지수는 정부 부처에게는 경제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중요한 물가지수이지만, 소비자의 일상생활에 중요한 식품과 에너지 품목이 제외된 물가라 일반적으로는 자주 거론되지 않습니다.

     

     

    생활물가지수: 진짜 장바구니 물가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 중, 특히나 소비자들이 더 자주 구입하거나 지출 비중이 높은 상품들에 대한 물가지수입니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정도가 크기 때문에 "장바구니 물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생활물가지수에 포함되는 품목으로는 라면, 돼지고기, 쌀 등 144개 품목이 있습니다.

     

     

    수출입물가지수: 수출과 수입 특화 물가

     


    수출입물가지수는 수출/수입하는 상품과 서비스들의 가격 변동을 나타냅니다. 수출입물가지수는 실제 수출과 수입이 일어나는 시점이 아니라, 수출입 계약이 일어난 시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물가들보다 가장 먼저 움직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자기기, 반도체 등 물가 변동이 심한 상품들을 수출하며, 석유나 각종 원자재 등 수입 품목 역시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수출입물가지수는 변동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수출입물가지수는 한국은행이 계산하며, 수출에서 이익을 얼마나 가져갈 수 있는지 그리고 수입 부담은 어느 정도로 높은지 파악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됩니다.

     

     

    GDP 디플레이터: 국가 경제 전체를 아우르는 물가 계산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 /실질 GDP ) * 100 이라는 공식으로 계산되는 지표인데요. 먼저 GDP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GDP : 일정 기간동안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총합

    예를 들어, 넷플릭스에서 매년 1,000개의 콘텐츠만을 생산한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올해 콘텐츠 1개의 가격은 2만원이고, 기준연도인 2022년 콘텐츠 가격은 1만원이었다고 가정해볼게요.

     

    • 명목 GDP : 2024년 총생산(1,000) * 2024년 가격(2만원) = 2천만원
    • 실질 GDP : 2024년 총생산(1,000) * 2022년 가격(1만원) = 1천만원

    이렇게 명목 GDP는 올해 생산량을 올해의 가격으로 계산한 GDP이고, 실질 GDP는 올해 생산량을 기준연도의 가격으로 계산한 GDP입니다. GDP 디플레이터는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 대해, 올해 가격 수준과 기준연도의 가격 수준을 비교한 지표가 됩니다. 즉, GDP 디플레이터는 국가 경제의 전체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냅니다.

     

     

    실제 물가 수준을 읽어내는 방법

     

     

    2월 소비자물가 3.7%↑…국제유가·외식물가 상승 영향

    2월 소비자물가가 5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국제유가 상승과 수요 회복으로 석유류, 외식 가격이 상승하면서 물가 오름세를 견인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올해 2월 소비자물가 동향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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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기사를 보면, 2022년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 대부분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보다는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이 더욱 많이 나와 있는데요. 실제로 물가를 얘기할 때는 기준연도를 기준으로 한 물가지수보다는 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이는 기준연도보다는 이전 해와 물가를 비교하는 것이 체감 물가를 더 잘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 물가를 2020년과 비교하는 것보다는 2021년과 비교하는 것이 더욱 잘 와닿는 것은 당연하겠죠?

     또한 전년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을 사용하면, 특정 시기마다 달라지는 물가의 흐름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료품 소비가 늘어나는 추석과 같은 명절이 있는 9월에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다른 달보다 높습니다. 반면 특별한 일이 없는 11월에는 9월보다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낮은 경우가 많죠. 이를 고려하려면 9월 물가는 9월끼리, 11월 물가는 11월끼리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대부분 뉴스 기사에서는 물가지수보다는 전년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을 사용해 물가 상승 정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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