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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특히 이번 폭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기승을 부리는데요. 지구 온난화가 가속하며 앞으로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번 여름이 앞으로 남은 여름 중 가장 시원할 여름일 것이라며 강하게 경고하기도 했죠.
이르게 찾아온 무더위에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 요즘, 경제 전문가들은 폭염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경고하는데요. 오늘 폭염으로 인한 경제 피해를 동·식물, 인간, 기계의 측면에서 자세히 다뤄봤습니다.
이번 여름 얼마나 더운 거야
세계 평균 기온이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의 더위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고통받습니다. 역대 최악의 더위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지역이 108개를 돌파하며 우리 정부도 대응에 총력을 다하죠.
세계 평균 기온 최고치
세계 평균 기온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7월 3일 기준 처음으로 평균 기온이 섭씨 17도를 돌파했는데요. 19세기 말 기록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기온 상승세도 가팔라졌는데요. 2010년까지 지구 온도가 평균적으로 10년에 0.18℃씩 상승했다면, 2015년부터는 0.27~0.36℃씩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재난 수준의 더위
지난주 행정안전부는 사상 처음으로 폭염 대응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했습니다. 위기 경보 수준도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는데요.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인 특보 구역이 108개를 넘었기 때문입니다. 온열질환자 수도 전년 대비 급증했습니다. 당분간 덥고 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돼 폭염은 계속될 듯 보입니다.
길어지는 여름
우리나라의 여름은 최근 30년 동안 98일에서 117일로 19일 길어졌습니다. 폭염 일수도 평균 14.6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폭염 시작일도 1990년대는 7월 11일, 2000년대는 7월 7일, 2010년대는 7월 2일로 점점 빨라집니다.
슈퍼 엘니뇨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번 더위의 배후에는 엘니뇨가 있습니다. 엘니뇨 현상으로 전 세계에 폭염과 더불어 가뭄, 폭우 등의 자연재해가 빈번해졌는데요. 경제학자들은 이번 엘니뇨로 인한 경제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엘니뇨의 귀환
엘니뇨가 7년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엘니뇨는 남아메리카 서부 열대 태평양 지역의 해상 수온이 상승하는 자연 현상을 말합니다. 대기 중 온실가스가 많아지면 태양으로부터 더 많은 온기가 표면 근처에 갇히게 되고, 이 온기가 바다에 흡수되면서 발생하죠. 전문가들은 앞으로 엘니뇨의 발생 주기가 짧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역대급 가뭄으로 흉작
브라질, 호주, 인도 등 엘니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역대급 가뭄으로 밀, 쌀, 커피 원두 등 작물 수확이 부진한 상황입니다. 커피 원두의 경우 지난 6월 영국 선물거래소에서 톤당 2,970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공급망 위축
엘니뇨는 제조업에도 악영향을 끼치는데요.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베트남은 역대급 가뭄으로 수력 발전소 운영이 어려워 전력량이 감소하면서 공장 가동에 차질을 겪고 있습니다. 주요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경우 폭우에 구리 채굴이 쉽지 않은데요. 전체 교역의 5%를 차지하는 파나마 운하 역시 가뭄으로 교역량 감소와 운송비 증가가 불가피합니다.
GDP 1% 손실
기후학자와 경제학자들은 이번 엘니뇨로 인해 세계 경제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 다트머스대의 연구에 따르면 21세기 동안 엘니뇨로 인해 발생할 세계 GDP 손실은 84조 달러(약 10경 원) 정도로 추정되는데요. 비율로 보면 GDP의 1% 정도가 엘니뇨로 감소하는 것입니다.
치솟는 온도에 치솟는 밥상 물가
폭염으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산업은 농∙축∙수산업입니다. 농작물 흉작과 가축 및 양식어 집단 폐사로 피해를 보는 업장이 증가했는데요. 역대 최악의 더위에 세계 식량 가격도 요동칩니다.
애그플레이션 발생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농작물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농작물을 생산하는 주요 국가들이 폭우, 폭염으로 흉작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유럽중앙은행은 엘니뇨로 온도가 1도 상승하면 1년 후 세계 식량 가격이 6% 이상 상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폭우에 이은 폭염으로 최악의 컨디션
우리나라는 지난 7월 집중 호우로 3만 ha가 넘는 농경지가 피해를 봤는데요. 폭우에 이어 폭염이 덮치면서 그나마 생존한 농작물마저 고온 다습한 조건으로 병해충 피해가 커진 상황입니다. 무더운 날씨에 취약한 쌈 채소의 경우 한 달 전보다 3배가량 비싸졌습니다.
고온으로 가축도 스트레스
폭염으로 축사장도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이번 폭염으로 16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폐사했는데요. 가축들이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료 섭취를 거부하고 소화율도 떨어져 발육이 나빠집니다. 폭염이 극심해지면 일사병이나 열사병으로 폐사하는 가축도 많아지죠.
끓는 바닷물에 양식장도 위기
바다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양식장도 위기입니다. 제주도 지역을 중심으로 더위에 양식어가 집단 폐사했다는 피해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데요. 수온이 높아져 물고기가 대량 폐사하면 수산물 출하량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수산물 물가도 들썩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온열 질환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
폭염으로 인한 업무 효율 저하와 산업 재해도 문제입니다. 뜨거운 열기에 노동자들이 지치고 심한 경우 열사병과 같은 온열 질환까지 나타나는데요. 고용노동부는 온열 질환을 직업성 질병으로 명시하고 특별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더위 속 일하다 쓰러지는 사람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자는 지난 6년간 182명으로, 이 중 29명(15.9%)이 사망했는데요. 고용노동부는 올해 이른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가 급증하자 19일까지 ‘폭염 대응 특별 단속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일평균 51만 시간 노동 손실
기록적인 폭염을 남긴 2018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근로자의 업무 효율은 13%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온열질환자 발생이 높은 직업군은 업무 효율이 평균 25% 이상 감소했는데요. 노동시간으로 계산 시 일평균 약 51만 시간의 노동시간이 손실됐습니다. 최저시급으로 계산 시 약 3,539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셈이죠.
쿠팡 노조의 첫 파업
최근 쿠팡 물류센터 노조가 설립 이후 처음으로 파업에 나섰습니다. 온열 질환으로 쓰러지는 근로자가 계속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물류 센터의 내부 온도가 오전에도 35도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에어컨도 없고 쉬지도 못한다는 주장입니다. 노조 측은 사측에 냉방시설과 휴게시간 보장을 요구했습니다.
온열 질환 예방 활동 강화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에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에서는 열사병을 직업성 질병 중 하나로 분명히 했죠.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철강·조선업은 현장 근로자의 건강 예방을 위해 작업시간을 단축하고 휴식 시간을 대폭 늘리는 한편 쿨링 재킷, 영양제, 보양식도 제공했습니다.
무더위에 기계도 파업 선언
폭염으로 기계가 과열되면서 열차가 탈선하고, 공장이 불타는 큰 사고들도 벌어졌습니다. 원자력 발전소도 더위로 바닷물의 수온이 상승하면 가동이 어려워져 대책이 필요하죠.
달궈진 철도에 열차도 서행
지난달 말부터 하루 평균 70여 대의 열차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작년 7월 철로가 50도 이상 달궈져 SRT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로 승객 11명이 다치면서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죠. 철로 온도가 50도 이상 올라가면 20% 서행하고, 64도 이상 올라가면 열차 운행이 아예 중지됩니다.
폭염으로 인한 화재 급증
기계 과열로 인한 화재도 문제입니다. 특히 무더위로 에어컨, 선풍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냉방 기기 과열로 인한 화재가 기승인데요. 최근에는 폭염으로 인해 바다 위 선박이 엔진 과열로 불타거나 알루미늄 공장이 불타는 대형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냉각수 온도 상승으로 원전 운영에 차질
원자력 발전소가 강과 바다 근처에 지어지는 이유는 증기를 식힐 냉각수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폭염으로 냉각수로 쓰이는 강물과 바닷물의 수온이 높아지면 원전 가동이 어려워집니다. 우리나라는 이상 기후로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지난해 냉각용 바닷물 온도 기준을 31.6도에서 34.9도로 완화했죠. 기술적으로 안전하다는 입장이지만,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 폭염으로 인한 경제 피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번 여름 폭염과 집중호우 같은 이상 기후가 예전보다 빈도도 잦아지고, 강도도 세지면서 기후 변화가 체감된다는 반응도 늘어났는데요. 기후 과학자들의 우려처럼 기후 변화가 더 심각해지면, 향후 84조 달러보다 더 큰 경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엘리뇨와 같은 자연적인 현상은 인간의 힘으로 100% 막기 어렵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일상적인 실천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하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 일상 속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어도, 그동안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막상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은데요. 이번 여름 기후 변화를 체감했다면, 지구를 위한 탄소제로생활 실천에 관심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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